고덕(高德) 이십 년 구월에 그가 황명(皇命)에 따라 두 서왕부인(庶王夫人)을 맞이하였으니, 성왕부(惺王府)는 연이은 경사(慶事) 속에서도 무겁게 가라앉은 안개처럼 조용해졌다. 그것은 영화성(榮華城)에 이미 흉사(凶事)가 벌어진 탓이었으며, 그가 화국부재상(華國副宰相)의 여식(女息)이었던 측왕부인(側王夫人) 자원기월(紫瑗琦月)씨에게 약간의 관심과 은근한 경...
안녕하세요. 장운(薔雲)입니다.먼저, 태화제국전을 읽으시고 흔적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현재 전자책으로 출간된 <금상첨루 (錦上添淚) - 비단 위에 눈물을 떨구다>, <영찬탄가 (永燦歎歌) - 오랜 찬란함과 탄식을 노래하다>, <서심검첨 (誓心劍尖) - 굳게 맹세한 칼날의 끝>, <연인허과 (戀因...
내가 진규(臻珪)를 낳고 천천히 심신을 회복할 때, 선황(先皇)께서는 그에게 측왕부인(側王夫人) 두 명을 내리시었다. 애초에 화국(華國)에서 제왕(帝王)이 많은 여인을 취하는 것은 괴이한 일이 아니었으니, 내가 그것을 기뻐하거나 아니거나 언젠가는 반드시 벌어질 일이었다. 이처럼 황실(皇室)에서는 황자(皇子)가 곁에 많은 여인을 두고 여러 자식을 얻는 것을 ...
내가 처음으로 황상(皇上)을 뵌 것은 고덕(高德) 십사 년이었다. 그해에 선황(先皇)께서는 장자(長子)로 태어나신 황상을 성왕(惺王)으로 봉하시고, 내게 성지(聖旨)를 내리시어 그의 적배(嫡配)로 삼으시었다. 나중에 듣기로 몇몇은 그해의 혼사(婚事)를 괴이하게 여기었다 하였으니, 내가 되짚어보기에도 과연 그러하였다. 나는 명예로운 화경위(華京圍)의 희원선월...
그간 격조하였습니다. 장운(薔雲)입니다.현재 심신의 휴식이 필요하여 휴재를 결정하였으며, 차기작은 6월부터 연재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태화제국전 시리즈를 읽으시고 흔적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2024/02/12에 완결한 <희세고가 (熙世苦歌) - 빛나는 세상에서 괴로움을 노래하다> 는 전자책 출간을 위하...
조종(弔鐘)이 울린 때로부터 닷새가 지난 뒤에, 경왕(慶王)의 장례를 주관하던 온왕후(穩王后)는 부군(夫君)의 시신을 화장(火葬)하고 그 유골을 영화성(榮華城) 서쪽에 자리한 외묘(外廟)에 안치(安置)하였다. 그러나 아직 성호제(惺顥帝)의 장례가 끝나지 않았으므로, 상부(喪夫)의 고통을 억누르던 온왕후는 현세(現世)를 떠난 부군에게 향(香)을 올리고 입성(...
만수절(萬壽節)의 연회(宴會)에서 독주(毒酒)를 들고 의식을 잃었던 경왕(慶王)이 겨우 눈을 떴을 때, 내실(內室)에는 지극히 고요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이 태평각(太平閣)에서 경왕부(慶王府)로 옮겨진 것을 알아차린 경왕이 기침을 삼키며 주변을 찬찬히 살피자, 소리 없이 흔들리는 촛불 사이로 온왕후(穩王后)의 얼굴이 다소 흐릿하게 보였다...
비틀거리던 성호제(惺顥帝)가 극심한 흉통(胸痛)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니, 황제가 쓰러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일제히 입을 틀어막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에 희녕제희(嬉寧帝姬)가 성호제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고 몸을 굽히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연황귀비(娟皇貴妃)는 환관(宦官)들과 상수의(上秀醫)에게 의식을 잃은 황제를 평강전(平康殿)으로 모시라 ...
성호 이십오 년의 중양절(重陽節)이 지나간 이후로, 허공에 감돌던 서늘함은 점점 날카로운 냉기로 변하였다. 아직 푸른 빛을 간직하던 잎사귀들이 붉게 물들다 서리를 맞고 흩어지니, 영화성(榮華城)의 사람들은 날마다 심해지는 추위와 쓸쓸함에 심신이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이 즈음에는 경왕(慶王)의 병세(病勢)가 급격히 깊어졌으므로, 사나흘에 한번은 경왕이 심...
그해의 여름은 마치 활시위를 떠나버린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 짧은 순간에 경왕(慶王)은 자신의 배필(配匹)과 함께 그들의 아이들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았으므로, 아직 어렸던 부국공(富國公)은 자신의 부왕(父王)이 언젠가 완쾌하여 자리에 눕지 않으리라 여기었다. 그러나 온왕후(穩王后)는 제 부군(夫君)의 생명이 계속 스러지는 것을 알았으므로, 날마다 경왕의 ...
그날 이후로, 경왕(慶王)은 모든 근심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편안히 지냈다. 마침 삼진일(三辰日)이 지나 허공에 점점 온기가 더해지므로 경왕의 몸에 감돌던 한기도 조금 누그러졌다. 이에 경왕은 날마다 부국공(富國公)이 문장을 익히는 광경과 왕희(王姬)가 바닥에 발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석반(夕飯)을 든 아이들이 일찍 잠든 뒤에는 온왕후(...
그로부터 사흘이 지났을 때, 부국공(富國公)은 경왕(慶王)의 앞에서 붓을 사용하여 몇 가지 문장을 익히고 있었다. 부국공의 필력(筆力)이 나아진 것을 본 경왕이 잔잔한 웃음을 지을 때, 부국공은 자신이 쓴 문장을 찬찬히 읽다가 경왕을 바라보았다. 세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양부(養父)를 맞이한 부국공은 이제야 여덟 살을 넘기었으나, 자신의 부왕(父王)이 ...
조금씩 글을 씁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